니조 시장.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삿포로 시계탑 근처이며, 내가 간 오후 5시 즈음은 시장이 문을 거의 다 닫는 시간이다.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다.

니조 시장 앞 거리

주로 날치알을 많이 팔고 그 이외에도 여러 해산물들을 많이 팔았는데 우리나라 해산물 시장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원래 가려고 했던 해산물 덮밥집이 휴점을 해서  바로 앞집 오이소에서 해산물 덮밥을 먹었다.

성게알, 날치알, 참치회덮밥을 포함한 위 식단이 약 4만 5천 원 꼴.

돈값을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카이센동을 제대로 먹으려면 니조 시장이 열렸을 때 시장 내부에 있는 맛집을 찾아갈 것.

프랜차이즈를 찾아간 것이 실수다.

초코케이크와 오렌지 라떼


마지막으로, 삿포로 시계탑 근처의 작은 카페. 밍구스 카페이다.

아지트 같은 느낌으로 좁은 건물 7층에 위치해있는 이 카페는, 잔잔하게 재즈음악이 흘러나오며 실내, 혹은 테라스에서 아늑하게 휴식할 수 있다.

인테리어 고풍적이어서 안락하며, 추운 데서 돌아다니다가 따뜻한 곳에 들어와서 그런지 몸과 마음이 녹는 기분이었다.

(그럴리는 없지만) 혹여나 니조 시장 내지는 시계탑 근처가 여행코스에 들어있지 않다고 해도 꼭 한번 찾아와야 할 카페다.

메뉴는 오렌지 라떼를 추천.

어제자 글에서도 언급했듯 삿포로의 큼직한 관광지는 다 돌아서 마지막 날은 여유 있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삿포로의 랜드마크들은 하루, 박물관이나 전시관 등 세세한 곳까지 다니려면 2일 정도면 다 볼 수 있다.

삿포로, 홋카이도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삿포로는 2일이면 충분히 다 둘러볼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관광지들도 걸어서 다 다닐 수 있기 때문에 교통비도 들지 않아 여러모로 좋다.

오도리 공원에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노르베사.

짠내투어에서 박나래 씨가 왔었던 곳이라고 한다.

한번 들어오면 하루 종일 있을 수 있다나.

2층은 주로 굿즈 샵. 

대중적으로 유명한 만화들부터 밀리터리, 코스프레 등 매니아층을 겨냥한 코너도 있었다.

만화, 영화, 음반, 굿즈, 보드게임 등등

가볍게 아이쇼핑만해도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각 잡고 쇼핑하러 오면 다이소 갈 때처럼 하루 종일 눌어붙어있을 자신 있다.

한 층 자체가 빠칭코 및 오락기기로만 차있다.

후에 다른 곳도 돌아다니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어딜 가도 빠칭코 내지는 오락기기들로만 구성되어있는 층이 항상 있었다.

시골 피시방에 줄담배를 피면서 죽치고 있는 아재들처럼 여기는 나이가 꽤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이 보였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부담 없는 가격에 탈 수 있었던 관람차. 삿포로엔 단 한대뿐.

들어올 때는 화창했는데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저 멀리 작게 보이는 니카 상. 스스키노의 초입이자 삿포로의 글리코 상 같은 아이콘. 

조금 더 있다 들를 예정이다.

노르베사 바로 앞에 있던 카페 랑방. 다리도 쉴 겸 들른 곳.

가격대는 조금 있지만 여타 다른 한국 카페들과 크게 차이 나진 않는다.

조용하고 아늑한 곳에서 커피 한잔 하고 싶다면.

들어갈 땐 화창했는데 나와보니 까맣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아이쇼핑만 해도 노르베사에 올 가치가 충분하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반겨주는 도라에몽.

급히 오는 일정이라 빼놓고 온 것들이 많은데, 유심칩도 그중 하나다.

공항에서 구할수는 있었으나, 5일 사용에 5만 원 정도. 무조건 한국에서 사 가지고 가도록 하자.

역 중간에서 팔던 상품들

지하철이 움직이면서 이는 칼바람에도 끄떡없다.

뭐하는 구멍인가, 했는데 옆 사람이 표를 꽂아놓길래 그제서야 이 칸의 목적을 알았다.

정말이지, 미리 알아가는 것보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와닿는 것들은 무언가 다르다.

별거 아닌데도 신기하고 재밌다.

삿포로 역으로 가던 길 중 배경이 너무 이뻐서 찍은 이름모를 도로.

그냥 눈만봐도 즐거웠다.

삿포로 역 정문

홋카이도의 입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

짐을 풀자마자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삿포로 TV 타워.

옛날에 만들었던 부품 그대로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해서 새삼 놀란 곳.

타워 앞에서는 여고생들로 추정되는 학생들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미동도 없이 관상만 하는 일본인들의 관람 방법이 어색하게 느껴진 곳.

삿포로 시계타워를 올라가는 데에는 입장료를 따로 내야 한다. 성인 기준 만원 조금 안됬던 걸로 기억.

화창한 겨울날, 삿포로 시내의 전경을 볼 수 있었다.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

확실히 삿포로는 계획도시가 맞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곳. 

어딜봐도 격자식으로 도로가 나있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은 삿포로 돔.

오도리 공원 방향.

에펠탑 꼭대기 뷰 이후로 도시의 정갈함에 설렌 적은 정말 오랜만이다.

새하얀 겨울왕국과 화창한 하늘의 조합은 언제나 가만히 있어도 설렌다.

밑에서는 스노보드와 스키 선수들의 묘기 콘테스트가 열리고 있었다.

내려갈 때는 원래 올라온 것처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특별 무료 이벤트라며 계단으로 내려가 보지 않겠냐는 권유에 뒤도 안 보고 걸어 내려왔다.

안전상 문제 때문에 철조망으로 갇혀있지만 그래도 특별한 경험.

유명한 캐릭터인 미쿠가 삿포로에 있는 만화회사에서 탄생되었다고 한다.

아무리 만화가 유명하고 대중적이라고 해도 만화 캐릭터가 눈 축제 초입에 떡하니 크게 있어 예상외로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이름도 모르는 만화 캐릭터들 천지.

이후 길목마다 조금 작은 사이즈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자기가 아는, 좋아하는 캐릭터들을 하나씩 찾아보는 것도 눈 축제의 묘미.

진짜는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

피카츄와 포켓몬스터가 언제 등장하나, 끝자락까지 안 나오길래 내심 실망을 많이 했는데 가장 마지막 코너에 있던 피카츄. 아마도 진 주인공의 역할이 아니지 싶다. 

코스 중간중간마다 간이식당들이 있었다.

가격은 싼 편은 아니지만 눈 축제장에서 부담 없이 몇 개 집어먹기 좋은 정도.

근데 사실 맛은 구태여 돈 주고 사 먹을 맛은 아니다.

어느 축제장이나 그렇겠지만.

이후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노르베사로.



눈송이 하나 없는 겨울.

해가 지날수록 무섭게 치솟는 여름의 열기와, 열기가 사그라들 때 즈음부터 다시 동남아시아의 한 나라에서 3개월 동안 지내야 했던 나에게 작년 여름은 너무나도 길었고, 힘들었다. 

하얀 눈으로 가득한 겨울을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나에게 저번 겨울은 삭막하기 그지없는 황야와도 같았다.

눈으로 가득한 겨울을 그토록 기다려왔던 나에게는 눈꽃하나 보기 힘든 삭막한 겨울은 결코 내가 기다려온 것이 아니다.

 

 

덕분에, 살다가 처음으로 일본이라는 나라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먹은 지 36시간도 채 안됬을 때 이미 나는 삿포로행 비행기에 몸을 싣은 후 였다.

아마, 작년 겨울에 눈이 평소대로 펑펑왔으면 나는 앞으로도 꽤 긴 시간 동안 일본을 쳐다보지도 않았겠지.

평소 '일본'하면 가보고는 싶지만, 바로 옆나라니까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으니 '일본 갈 시간과 돈과 기회가 있으면 다른 나라들을 가보자' 하는 것이 나의 주요 마인드였으니깐.

 

 

삿포로 여행 이후 귀국한 지 4달째를 향해 가고 있다.

점점 더 날이 더워지는 요즘, 지난 추억들을 가끔씩 곱씹으며 회상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럴수록, 손에 힘을 꽉 쥐어도 틈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기억들이 희미해져만 간다.

급작스럽게 시작된 여행, 그러나 어느 때보다 '여행' 그 자체를 즐긴 소중한 추억들.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나중에 다시 곱씹을 수 있는 양분을 만들기 위해.

여행 후기를 조금씩 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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